반응형 전체 글247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60223 봄은 오는 게 아니라 앓는 것이라고 합니다. 언제쯤 열이 내릴까 계속 체온계를 재어보는 것처럼 언제쯤 봄이 도착할까 창문도 열어보고 공기의 냄새도 맡아보고 햇살에 이마도 짚어보고 그렇게 서성거리다 보면 어느 날 봄이 화사하게 도착하죠 아직은 바람이 차고 우리들의 외투는 여전히 무겁지만 미묘하게 다른 봄기운이 느껴집니다. 공기의 밀도가 조금 달라진 것 같기도 하네요 시샘 많은 바람이 빌딩 사이로 골목 사이로 불어닥치겠지만 봄을 앓는 우리는 또 겨울의 뒤끝을 감당하며 잘 걸어가봐야겠죠 데이비드 호크니가 그린 수선화도 한 번씩 검색해보고 봄나물도 식탁에 올리고 봄의 음악도 함께 들으면서 날이 풀리듯 많은 것들이 슬슬 풀릴 봄날을 기다려봅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세상의 모든 음악 전기현.. 2026. 3. 26.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60222 거리를 재는 자는 우리 안에 있는 것이 확실합니다. 1km가 어느 날엔 생각보다 멀고 어느 날은 무척 가깝지요 한참이란 말도 예전에 역과 역사이를 의미하는 말이었으니 우리가 저마다 다른 역을 마음에 들여놓았다면 서로의 한참과 금방은 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는 한참 걸려 2월 하순에 이르렀을 테고 또 누군가는 눈 깜짝할 사이에 2월 하순을 맞이했겠지요 낯선 곳을 여행할때 길을 묻다가 당황한 적이 많을 겁니다. 아주 먼 거리를 금방이라고 알려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참 가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혼란스럽긴 하지만 그게 또 여행의 묘미이기도 하지요 같은 날짜에 누군가는 금방 도착하고 누군가는 한참 걸리는 것 어느새 2월의 마지막 일요일인데 여러분은 한참 걸리셨는지 금방 도착하셨는지 궁금.. 2026. 3. 26.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60221 안데스산맥 어딘가 바위와 바람 사이에 사는 콘도르는 양쪽 날개를 다 펴면 3m나 된다고 합니다. 몸무게가 15kg이나 될 정도로 육중한 몸으로 안데스의 희박한 공기 속을 날아가려면 날갯짓을 하기보다는 상승기류를 타야 하기 때문인데요 3m에 달하는 거대한 날개는 글라이더처럼 바람을 포착해서 날아간다기보다 공중에 떠 있도록 해줍니다. 콘도르는 허공에 머물고 바람 위에서 쉽니다. 힘을 써서 나는 것이 아니라 힘을 내려놓아서 날 수 있지요 콘도르는 제한 없는 자유라는 뜻을 담고 있다는데 그렇다면 자유란 더 멀리 가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내려놓는 선택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토요일 저녁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세상의 모든 음악 전기현입니다. 2026. 3. 26.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60220 뭐든 이겨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살아와서 그런지한번 져주는 건 어때 하는 권유를 들으면 굉장히 신선한 느낌이 듭니다. 져주라는 권유인데도 어쩐지가장 우아하게 이기는 법을 알려줄 것처럼 들리지요. 이문재 시인의 「가는 길」이라는 시의 끝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이 밤,한번 그리움에 져주자 명절 연휴도 보낸 뒤인데 2월인데,게다가 금요일 저녁인데, 까짓것 한번 져주자 그런 너그러움을 얼마든지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움에도 한번 져주고,애교에도 져주고,질투에도 져주고,여행의 유혹에도 한번 져주고 그렇게 그리움 많고 너그러움도 많은 금요일 저녁을 맞이하고 싶네요.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녕하세요,세상의 모든 음악 전기현입니다. 2026. 3. 26.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60219 두 번을 넘어지고도 다시 날아올라 기어이 금메달을 따내는 청춘의 강심장에 전염된 듯 한동안 마음이 좀 씩씩했습니다. 넘어지면 더 차분하고 강해진다는 최가온 선수의 기운을 이어받아 전보다 강해진 것 같기도 합니다. 아마 연휴에 잘 쉬기도 했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했고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도 하면서 나다워져서 그렇기도 하겠지요. 사실 시작이야 언제든 해도 되는 거지만 또 이렇게 다시 시작하는 명분을 하나 얻는 것, 즐거운 일입니다. 잘 되어가는 일은 그 기세를 계속 이어가고 잘 되지 않았던 일은 새로 리셋하는 마음으로 씩씩하게 재정비해서 새로운 날들 열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세상의 모든 음악 전기현입니다. 2026. 3. 18.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60218 운보 김기창 화백의 곁에는 늘 한 사람이 서 있었습니다. 아내 우향 박래현이었지요. 청력을 잃은 김기창에게 세상은 늘 서먹하고 멀었지만 유학을 다녀온 박래현이 그가 보지 못한 세계를 자세히 소개해 주었습니다. 두 사람은 한 방에서 그림을 그렸는데 서로 참 다정했으면서도 혹시라도 서로의 작품이 닮아갈까 봐, 그래서 자기 빛을 잃을까 봐 은근히 거리를 두었다고 하지요. 나란히 서 있으면서도 자기 그림자를 잘 지키는 것이 , 결국 사랑의 임무라는 걸 생각하게 되네요. 연휴의 끝에 남는 약간의 쓸쓸함을 김기창과 박래현 두 화가의 이야기를 나누며 희석해 봅니다. 같은 방에서 그림을 그리면서도 조금 거리를 두었던 이들처럼 보통의 날을 보내던 나와 연휴의 끝자락에 있는 나 사이에도 약간의 거리를 두어 볼까 생각해.. 2026. 2. 20. 이전 1 2 3 4 ··· 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