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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60206 스키 선수들은 훈련하지 않는 시간에많은 부분을 스키를 손보는 데 쓴다고 하더군요.눈 위에서 펼칠 짧고 강렬한 몇 분을 위해경기장 밖에서 오랜 시간 스키의 엣지를 정비하고 왁스 칠하고 눈의 종류에 따라 바닥을미세하게 조절하며 준비한다고 하지요. 레이스의 결과는 바로 그 조용한 시간이 만들어 내는 결실입니다. 강인한 다리와 정확한 기술을 가졌어도눈과 선수를 이어주는 스키가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겠지요. 긴 시간 준비한 선수들이밀라노에 속속 도착하고 있을 겁니다. 이제부턴 누가 더 눈과 친밀해지는가가 중요하겠지요. 선수들이 이룬 결과보다 먼저스키를 손보며 지냈을 시간, 빙판에 넘어졌다 다시 일어났을 순간,두려움을 딛고 점프했을 순간들을 잊지 않고 헤아려주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도.. 2026. 2. 15.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60205 와인을 만드는 사람들은 오크통에서 와인이 숙성되는 동안 날아가 버린 부분을 천사의 몫이라고 부릅니다. 사라져 버리거나 상실된 것일 수도 있는 걸천사의 몫으로 돌리는 건 정말 멋진 발상이지요. 누구의 몫을 따지고 나누는 건 얼핏 야박한 일 같지만 때론 내 삶에 스며 있는 타인의 몫을 잘 헤아리며 사는 게 필요합니다. 어느 지휘자의 몫에는모든 걸 감당해 준 아내의 몫도 있고, 많은 책 속에는 독자의 몫이 들어 있고, 무사히 지나간 오늘 하루에는우리가 평안하기를 기원해 준 사람들의 몫이 있고, 우리를 위해 애쓴 가족들의 몫이 있습니다. 이 연주엔 당신의 몫이 있습니다. 이 봄엔 당신의 몫이 있습니다. 내 삶에 스며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몫을하나씩 챙겨봅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세.. 2026. 2. 15.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60204 우리가 잃어버린 것 중에 가장 아쉬운 건 듣는 능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능력, 세상의 소리를 듣는 능력을조금씩 잃어가는 중인 것 같기도 하지요. 저녁에 음악에 귀 기울이는 건 그래서 더 특별합니다. 봄은 우선 소리로 오고, 둥근 느낌으로도 오는 것 같습니다. 바람 소리가 조금 둥그러졌고, 모든 것의 모퉁이가부드러워진 느낌이지요. 입춘날에는 포도나무의 가지치기를 한다는데,가지치기를 하고 나면 포도나무 끝에 둥근 수액이 맺힙니다. 그것을 포도의 눈물이라고 부르지요. 가지에 맺힌 포도의 눈물도 둥글고,저녁의 바람 소리도 둥글고,봄날의 꽃잎도 둥글 예정이고, 모든 것이 둥글고 다정해질 계절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세상의 모든 음악.. 2026. 2. 15.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60203 달은 태양빛이 직접 닿는 낮에는 127도까지 온도가 치솟지만 빛이 사라진 밤에는 영하 173도까지 떨어진다고 합니다. 달은 일교차가 무려 300도나 되는 극한의 위성인 셈이지요. 우주에서 빛을 받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온도가 이렇게 극단적인 차이를 보이는 건 열을 전달할 공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공기의 역할에 열을 전달하는 것도 있었다는 걸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네요. 사람 사이를 떠도는 공기, 마음과 마음 사이를 떠도는 온기,음악과 사람 사이의 다정한 분위기 저녁에 스며 있는 따뜻하고 그리운 모든 것에도공기가 데려온 온기가 골고루 스며 있겠지요. 공기와 햇살만으로도 광합성을 하며 성장하는 나무처럼저녁 공기가 우리 안에서 다정한 광합성을 하고 우리를 성장하게 만들어 주겠지 생각해 봅니다.오늘 하.. 2026. 2. 15.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60202 단편소설에는 장편소설이 갖지 못한 매력이 있습니다. 단편소설을 빙산에 비유한 헤밍웨이의 군더더기 없는 작품과 평범한 일상의 균열을 포착하는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 그리고 보르헤스의 소설들이 대표적이지요. 단편소설의 본질을 꿰뚫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짧다고 했지 쉽다고 하지 않았다.단편소설처럼 매력적인 2월이 시작됐습니다. 짧다고 했지 쉽다고 하지 않았다는 말은2월의 날들에도 적용될 수 있겠지요. 졸업과 이른 입학과 오리엔테이션과 설날과 봄의 설렘까지, 또 밤새 다녀간 함박눈의 추억까지. 짧은 기간에 많은 일이 우리를 찾아올 겁니다. 단편소설을 읽듯 밀도 있게 하루하루를 잘 읽어내는 2월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세상의 모든 음악, 전기현입니다. 2026. 2. 11.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60201 2월의 첫날, 그리고 일요일 2월엔 많은 걸 계획하지 말아야지, 힘을 좀 더 빼야지 봄이 어디서 오는지 느끼면서 천천히 걸어가야지 겨울의 끝자락을 잘 누려야지 책 읽기 좋은 이 계절에 읽고 싶었던 책들을 한 장씩 넘겨야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만 마음을 움직여야지 2월의 수첩에는 계획보다는 이런저런 삶의 태도를 적어봅니다. 2월은 어쩐지 쉼표 같은 느낌입니다. 짧은 달이어서 그렇기도 하고 일요일로 시작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하기 전이어서꽃피는 봄을 앞두고 있는 시기여서설 연휴가 들어 있는 달이어서 쉼표를 찍듯 편안하게, 부드럽게 시작해 보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세상의 모든 음악, 전기현입니다. 2026.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