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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51210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라다크 사람들은 대부분 너그러운 성품을 가졌고 평화를 중요하게 여기며​개인적인 분노나 경쟁심을 극도로 경계한다고 하지요.​라다크 사람들에게 가장 모욕적인 말은 깡깡이라고 하는데​깡깡은 화를 잘 내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모두가 꾹 참는다는 표현보다는 삭힌다는 표현이 어울릴까요.​오래 들고 있지 말고 자신을 다치게 하지 말고 잘 발효시켜서 떠나보내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복잡하고 피곤한 세상에서 화내지 않고 살아가기란 쉽지 않겠지만​버스정류장을 지나칠 때마다, 하나씩 웃고 있는 사람을 볼 때마다​또 하나씩 버리고 삭히고 풀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안녕하세요, 세상의 모든 음악 전기현입니다. 2025. 12. 13.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51209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작가 박경미 선생의 삶엔 어려움이 구비구비 많았습니다.​평생 검소한 삶을 살았고, 마당엔 늘 빨아서 널어 놓은 작업용 장갑이 수북할 정도로​글과 노동이 함께한 삶을 살았지요.​이토록 검소했던 작가가 사치를 부린 딱 한 가지가 있었습니다.​만년필이었지요.​만년필에 사치를 부린 이유를 박경미 선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수천 수만 장을 쓰면서도 손목이 아프지 않았고,​한 시간 동안 뚜껑을 열어 놔도 잉크가 마르지 않는​기특함이 있다고 표현했지요.​자신의 영혼을 싣는 도구에만 유일하게 사치를 부렸다는 말씀.​그걸 과연 사치라고 부를 수 있을까, 마음이 먹먹해집니다.​우리도 가끔 작고 소중한 사치를 한 번쯤 부릴 때가 있습니다.​일 년에 한 번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공연을 좋은 자리에서 .. 2025. 12. 13.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51208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사진이나 그림을 멋지게 걸고 싶다면 한 벽을 다 사용하라는 말이 있습니다.​크기와 넓이는 의외로 우리의 판단력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데,​엽서 사이즈의 작은 사진을 아주 커다랗게 확대해 보면​화질은 떨어져도 색다른 매력을 풍기고,​사진의 카리스마도 완연하게 달라지지요.​그리움의 크기를 아주 크게 만들어 보기도 하고​냉소의 크기도 가끔은 아주 크게 만들었다가 줄여 보고,​그렇게 마음의 사이즈와 생각의 사이즈를 키우고 줄이다 보면​삶의 풍경도 조금은 다르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돌아보면 감사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는 걸 깨닫는 무렵,​오늘은 벽 하나를 다 채울 만큼​감사의 크기를 키워 보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안녕하세요. 세상의 모든 음악, 전기현입.. 2025. 12. 13.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51207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일요일 저녁의 버스 정류장은 한산합니다.​내일 아침이면 다시 사람들로 부쩍일 꺼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쓸쓸한 침묵으로 가득하죠.​날이 추워지면 그 쓸쓸함의 면적이 더 커지는 곳.​일요일 저녁의 마음에도 저만큼의 여백이 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승객이 거의 없어도 버스는 정류장에 성실하게 도착합니다.​승객이 없는 줄 알면서도 도착한 버스는 또 그리 실망하지는 않았다는 듯 다음 정류장을 향해 떠나지요.​오늘은 우선 버스의 성실함보다 한적하고 쓸쓸한 정류장 풍경에 조금 더 마음을 두고 싶습니다.​텅 빈 여백을 조금 더 누리고 정돈되지 않은 마음을 제자리에 수납한 다음​다시 부쩍일 월요일의 버스 정류장을 그려 봐야겠습니다.​휴일 저녁에도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안녕하세요. .. 2025. 12. 13.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51206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스웨덴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크건 작건 나무로 만든 말 모양의 조각품을​여행의 기념품으로 가져옵니다.​그 말을 달라호스, 스웨덴 언어로는 달라헤스트(Dalahäst) 부르는데 스웨덴 중부의 달라르나 지역의 숲에서​일하던 나뭇꾼들이 길고 추운 밤을 보내면서 자투리 나무 조각으로 보고 싶은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을 만든 것에서​시작되었다고 하지요.​모닥불가에 모여 앉아 나무를 깎으며 저녁을 보냈다는 사람들,​그리고 길고 긴 겨울과 그리움이 만들도록 시킨 장난감.​달라호스는 그저 예뻐서 눈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긴 겨울과 그리움 때문에​우리의 눈과 마음을 붙들었던 거구나 싶습니다.​12월 첫째 토요일 저녁 6시 그리고 음악.​음악을 듣거나 누구를 만나거나 여행을 하기.. 2025. 12. 13.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51205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김장의 하이라이트는 배추를 적당히 절이는 거라고 하더군요.​그 ‘적당히’가 어떤 경지인지를 알아내려면 제법 시간도 필요하고 경험도 쌓여야 하겠지요.​예전엔 소금에 절여지는 배추가 안쓰럽다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풀기 빳빳한 배추가 저렇게 기가 꺾이고 절여지는 과정이 마치 무엇엔가 ​무릎을 꿇고 승복해버리는 것 같기도 했는데​세월이 좀 흐르니 절인 배추가 약간 다르게 느껴집니다.​자연의 섭리를 알아가는 모습 같고,​가장 지혜로운 삶의 방식을 깨닫고 거기에 물들어가는 모습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세상 풍경과 사물은 늘 그대론데​그것을 바라보고 그 곁을 지나는 우리의 시선만 변하고 있지요.​변해서 다행이다. 전보다 조금은 나은 생각을 할 기회가 있어서 다행이다 싶습니다.​오늘 하루도 .. 2025.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