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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멘트63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60102 방학을 맞은 텅 빈 초등학교 운동장에 연을 날리러 온 분이 있더군요. 오늘 춥고 바람도 많이 부는 날이어서 독수리 모양의 연은 아주 힘차게 하늘을 날고 있었습니다. 새해 소원을 담아서 하늘 높이 날려 보는 것이었을까요? 추위를 무릎 쓰고 연을 날리는 분이 참 대단해 보였습니다. 날아가려는 힘과 붙잡아 두려는 힘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건 연날리기에만 있는 일은 아니지요.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과 정착하고 싶은 마음이 팽팽하게 대결할 때도 많고, 안정과 모험, 만남과 헤어짐, 아늑함과 불편함, 평화와 불안, 공존하기 쉽지 않은 정서를 감당해야 할 때도 많을 겁니다. 연날리기를 즐기던 운동장에 그 사람처럼 팽팽한 긴장감도 즐기고, 가끔 어느 한쪽을 편들어 주기도 하면서 유쾌하게 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2026. 1. 4.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60101 모든 공간을 설계할 때 기본적인 출발점은 아무것도 없음이라고 합니다.​새로운 365일, 아무것도 없음으로 시작한 이 시간과 공간에​무엇을 써 넣고 무엇을 내려둘 것인지를 조용히 생각해 봅니다.​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적절히 가구를 배치하고, 하나씩 이야기를 만들어 가며​이사를 마무리하듯 아직은 아무것도 없는 달력에​좋은 생각을 한 점, 두 점 모아가며​괜찮은 한 해를 만들어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새로운 호텔에 체크인하는 마음으로 2026년의 첫날을 맞이합니다.​이 새로운 호텔에서는 전자식 카드키가 아니라​오래 사용해서 반짝이면서도 묵직한 주물열쇠를 주면 좋겠다는​그런 기대도 품어 봅니다.​올 한 해도 ‘세상의 모든 음악’많이 아껴주시길 바랍니다.​Happy New Year ​세상의 모든 음악, 전기현.. 2026. 1. 3.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51231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하는 준비 동작을 워밍업이라고 하지요. 운동을 마치고 나서도 다시 몸을 정돈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요한데, 그 동작은 쿨링다운이라고 부릅니다. 서서히 몸을 정돈하는 쿨링다운이 사실은 운동의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한 해의 워밍업은 설레는 마음으로, 때론 거창하게 하지만 연말의 쿨링다운은 아쉬움과 후회로 물들기 쉽지요. 2025년의 마지막 저녁, 이 쿨링다운의 시간에는 후회와 자책보다는 ‘이만큼 살아낸 나’에 대한 대견함을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키지 못한 약속이 때론 지킨 약속보다 소중할 때도 있으니 너무 아쉬워하거나 후회하지 않기를, 다 하지 못한 일은 새해에 하면 되니 속상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올해 정말 애썼던 내가, 나 자신의 손을 잡고 “애썼어. 정말.. 2026. 1. 1.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51230 신은 인간을 시간으로 길들인다고 합니다. 이제 꼭 30시간 남은 2025년을 돌아보니 이 말이 무슨 뜻인지를 알 것 같습니다. 매일 찾아왔다가 떠나는 시간과 다를 것 없지만 이 시간의 흐름이 울퉁불퉁했던 우리를 고운 사포처럼 다듬어 주었고 때론 거친 파도처럼 깎아내기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만큼 공평한 것도 없고, 시간만큼 대단한 장벽도 없으며, 시간만큼 유능한 조각가도 없는 것 같죠. 하늘에서 보기에 제멋대로일 우리들, 내버려두면 마음껏 방황하고 착각도 하고 겉돌기도 하다가 시간에 의해 단련되고 조금 깊은 눈빛을 품은 채 돌아오는 존재라는 걸 깨닫습니다. 시간의 틀이 시간에 의해 길들여진다는 표현이 오히려 다정한 격려처럼 느껴지는 저녁입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세상의 모.. 2025. 12. 31.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51229 인류를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로 부르게 된 건 18세기 중반이었는데 호모 사피엔스는 지혜를 갖춘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다른 존재는 날개가 있다, 털이 붉다, 이런 외형적 특징으로 이름을 지었지만 인류만은 지혜라는 내면을 이름으로 삼았지요. 초기의 호모 사피엔스와 현대인은 좀 구분이 필요해서 지금의 인류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라고 부른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지혜롭고 또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뜻인데 지혜로움이 한 번 더 반복된 건 좀 의미심장하지요. 현대의 인류는 축제를 즐긴다는 호모 페스티부스로도 불리고, 놀이를 즐긴다는 호모 루덴스로 불리기도 합니다. 또 감동과 정을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존재라는 뜻으로 호모 센수스라는 호칭도 가지고 있지요. 고마운 일, 더 많이 이해하.. 2025. 12. 30.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51228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나뭇잎은 가장자리부터 물듭니다. 마음도 가장자리부터 흔들리고, 꽃이 시들 때도 꽃잎의 가장자리부터 물들기 시작하지요. 시간도 가장자리부터 물드는 것 같습니다. 어제와 오늘의 가장자리가 서로에게 물들고, 낮과 밤의 가장자리가 서로를 품으면서 흘러가지요. 나흘도 채 남지 않은 2025년의 날들, 한 해의 가장자리에 이르니 모든 것이 다 애틋하게 마음을 물들이는 것 같습니다. 한 해의 가장자리에서 조용히 물들어가는 이 시간도 참 좋지요. 활짝 핀 것도, 가장자리부터 갈색으로 물들어가는 것도 모두 우리 삶의 아름다운 한 부분이라는 걸 깨닫는 저녁. 2025년의 마지막 일요일을 함께하는 우리가, 오늘을 고요하고도 행복한 일요일이었다고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세상의 모.. 2025. 1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