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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멘트123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60321 일 년에 몇 번은 속초나 강릉을 찾아갑니다. 보고 싶은 바다가 거기 있기 때문이지요. 정작 그곳에 사는 친구는 제가 가면 비로소 바다를 보러 옵니다. 바다가 언제나 바로 곁에서 출렁이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잘 안 가게 된다고 하더군요. 언제나 그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려주는 존재에게 좀 느슨한 마음을 갖곤 합니다. 늘 우리를 기다리고 환대해 주는 가족, 전화를 걸면 언제나 따뜻하게 받아주는 친구, 어두운 길에 늘 켜져 있는 가로등, 당연하다고 믿었던 존재가 그 자리에 없을 때 비로소 텅 빈 자리를 통해 존재감을 느낄 때도 있지요. 모처럼 바로 곁에서 출렁거리는 바다를 만나러 온 바닷가 사람처럼 흐뭇한 3월의 주말을 보내시면 좋겠네요. 안녕하세요. 세상의 모든 음악 전기현입니다. 2026. 7. 13.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60320 예전에 인도의 일부 지역에서는 축하할 일이 생기면 이웃들이 그 집의 대문과 담벼락에 그림을 그려주었다고 합니다. 서툰 그림들로 채워진 벽, 누군가에게는 낙서처럼 보였겠지만 그 집엔 환한 축복이었겠지요. 생각해 보면 축복은 늘 그렇게 도착했던 것 같습니다. 화려하거나 완벽한 솜씨가 아니라 서툴지만 정성을 담은 형태로 우리를 찾아오곤 하지요. 내가 가진 별거 아닌 것, 어제는 없던 새싹, 서툰 솜씨로 그린 그림. 이런 것으로 축복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게 바로 기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광화문 거리에 붙어 있는 '봄, 우리가 가장 잘 아는 기적'​이라는 글도 마음에 들어오는 저녁입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세상의 모든 음악 전기현입니다. 2026. 7. 13.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60319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에는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서두를 필요 없어요. 반짝일 필요 없어요.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될 필요도 없어요. 『자기만의 방』을 쓸 때 버지니아 울프는 내내 현실과 함께 살아가라고, 활기찬 삶을 살아가라고 당부했지요. 제인 오스틴과 샬럿 브론테의 삶과 작품을 이야기하면서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버지니아 울프가 남긴 당부는 여성과 남성을 떠나서 또 20세기 초반이라는 시대적 배경도 초월해서 큰 울림을 주지요. 서두를 필요 없어요. 반짝일 필요 없어요.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될 필요도 없어요. 오늘은 버지니아 울프가 건넨 간결하고도 소중한 당부를 마음에 잘 수납해 두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세상의 모든 음악 전기현입니다. 2026. 7. 13.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60318 우리의 하루에는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고 명확하게 선택하지 못한 것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말할까 말까 망설이던 말을 끝내 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깨끗하게 잊지도 못한 채로 저녁을 맞이하고 할까 말까 망설이던 일도 역시 애매한 상태로 덮어버리고 말죠. 그렇게 망설이며 지나온 순간을 분석하는 온갖 심리 용어들이 떠오릅니다. 누구라도 살다 보면 그냥 그럴 수 있는 일인데 말이지요. 우리는 심판관이 아니니 헤매고 망설이다 지친 서로를 다정하게 맞이하고 꼭 안아주면 됩니다. 보이는 수고보다 보이지 않는 수고를 더 많이 헤아려 주고 나도 그랬다고 공감해 주는 것, 그것이 저녁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일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세상의 모든 음악 전기현입니다. 2026. 7. 13.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60317 위대한 사람들이 보여준 뜻밖의 모습,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할 때 우리는 그 인물을 더욱 좋아하게 됩니다. 인류 역사상 최고의 천재로 불리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도 그런 모습이 있지요. 그의 연구 노트에는 연구하던 것을 미처 다 마치지 못하고 남겨둔 부분이 있는데 그 옆에 이런 메모를 남겨두었다고 합니다. 수프가 식기 때문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열정을 다해 성취한 작품들도 아름답지만 수프가 식기 때문에 자리를 떠나며 남긴 여백 그 여백 곁의 메모는 그를 새롭게 보게 하지요. 수프가 식기 때문에 책상 앞을 떠난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저녁 식탁에서 온기가 사라지기 전에 집에 도착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느긋함도 되찾고 평온함도 되찾는 봄날 저녁이 펼쳐지기를 바랍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 2026. 7. 4.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60316 땅을 뚫고 올라오는 새싹들은 끝이 되게 뾰족합니다. 손가락으로 건드리면 금방 부러질 수도 있는 연약한 새싹들은 대체 어떻게 땅을 뚫고나올 수 있을까요? 씨앗과 새싹들의 전략은 조금씩 꾸준히 천천히 해내는 겁니다. 조금씩 꾸준히 그리고 서두르지 않는 존재를 당해낼 수는 없지요. 봄날 피는 꽃과 새싹들에겐 귀엽고 아름다운 것만이 아니라 인내심과 강인함도 있다는 걸 새삼스럽게 배웁니다. 조금씩 꾸준히 천천히 그 뒤에 붙여주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조금씩 꾸준히 천천히 공부하고 저축하고 성장하고 조금씩 꾸준히 천천히 사랑하고 깊어지고 아름다워지는 것. 우리의 봄날 전략도 조금씩 꾸준히 천천히가 되어도 좋겠지요. 어쩌면 그런 태도만이 불확실한 날들을 통과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매뉴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 2026. 7.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