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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51207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일요일 저녁의 버스 정류장은 한산합니다.​내일 아침이면 다시 사람들로 부쩍일 꺼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쓸쓸한 침묵으로 가득하죠.​날이 추워지면 그 쓸쓸함의 면적이 더 커지는 곳.​일요일 저녁의 마음에도 저만큼의 여백이 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승객이 거의 없어도 버스는 정류장에 성실하게 도착합니다.​승객이 없는 줄 알면서도 도착한 버스는 또 그리 실망하지는 않았다는 듯 다음 정류장을 향해 떠나지요.​오늘은 우선 버스의 성실함보다 한적하고 쓸쓸한 정류장 풍경에 조금 더 마음을 두고 싶습니다.​텅 빈 여백을 조금 더 누리고 정돈되지 않은 마음을 제자리에 수납한 다음​다시 부쩍일 월요일의 버스 정류장을 그려 봐야겠습니다.​휴일 저녁에도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안녕하세요. .. 2025. 12. 13.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51206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스웨덴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크건 작건 나무로 만든 말 모양의 조각품을​여행의 기념품으로 가져옵니다.​그 말을 달라호스, 스웨덴 언어로는 달라헤스트(Dalahäst) 부르는데 스웨덴 중부의 달라르나 지역의 숲에서​일하던 나뭇꾼들이 길고 추운 밤을 보내면서 자투리 나무 조각으로 보고 싶은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을 만든 것에서​시작되었다고 하지요.​모닥불가에 모여 앉아 나무를 깎으며 저녁을 보냈다는 사람들,​그리고 길고 긴 겨울과 그리움이 만들도록 시킨 장난감.​달라호스는 그저 예뻐서 눈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긴 겨울과 그리움 때문에​우리의 눈과 마음을 붙들었던 거구나 싶습니다.​12월 첫째 토요일 저녁 6시 그리고 음악.​음악을 듣거나 누구를 만나거나 여행을 하기.. 2025. 12. 13.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51205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김장의 하이라이트는 배추를 적당히 절이는 거라고 하더군요.​그 ‘적당히’가 어떤 경지인지를 알아내려면 제법 시간도 필요하고 경험도 쌓여야 하겠지요.​예전엔 소금에 절여지는 배추가 안쓰럽다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풀기 빳빳한 배추가 저렇게 기가 꺾이고 절여지는 과정이 마치 무엇엔가 ​무릎을 꿇고 승복해버리는 것 같기도 했는데​세월이 좀 흐르니 절인 배추가 약간 다르게 느껴집니다.​자연의 섭리를 알아가는 모습 같고,​가장 지혜로운 삶의 방식을 깨닫고 거기에 물들어가는 모습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세상 풍경과 사물은 늘 그대론데​그것을 바라보고 그 곁을 지나는 우리의 시선만 변하고 있지요.​변해서 다행이다. 전보다 조금은 나은 생각을 할 기회가 있어서 다행이다 싶습니다.​오늘 하루도 .. 2025. 12. 13.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51204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첫눈은 모든 사람에게 동시에 내리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누군가에겐 어제 첫눈이 다녀갔고 누군가에겐 지금 첫눈이 내리고 있습니다.​서울·경기 지방에는 지금 첫눈이 내리고 있지요.​두 시간 전까지만 해도 햇살이 환해서 정말 오늘 첫눈이 내릴까 싶었는데​조용히 눈이 내려 쌓이고 있습니다.​첫눈이 오는 순간을 함께 맞이한다는 건 굉장한 일이지요.​방송을 시작하기 직전부터 내리기 시작한 서울의 첫눈을 애청자 여러분께 보냅니다.​함께 맞이한 2025년의 첫눈 이야기가 우리가 오래 나눌 추억이 되면 좋겠습니다.​퇴근길이 쉽지는 않겠지만 더딘 길 속에서도​첫눈을 함께 맞이한 사이가 된 사람들에게 축복의 말을 전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면 좋겠습니다.​첫눈 내리는 날​오늘 하루도 수고 많.. 2025. 12. 13.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51203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다른 날은 몰라도 작년 12월 3일의 날씨와 온도를 기억하는 분들은 많을 겁니다.​1년 전 오늘은 살짝 눈바람이 날리기는 했어도 겨울치고는 엄청 춥지는 않은 날이었습니다.​그날이 오늘처럼 맹렬하게 춥지는 않아서 얼마나 다행이었나 싶습니다.​시간의 걸음걸이는 고르지 않지요. 어떤 길은 평탄해서 편안하게 지날 수 있지만​어떤 길은 진창길이어서 뻘과 돌을 피해 걸어야 하고 신발도 엉망이 되곤 합니다.​그런 길에선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큼이나 지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끊임없이 마음에 새깁니다.​돌아보니 지난 한 해 흔들린 만큼 더 힘차게 걸어온 것 같습니다.​후퇴하지 않고 흩어지지 않고​제 물길을 찾아 흘러온 우리 모두에게 애썼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 2025. 12. 13.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51202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개미는 힘이 세서 자기 몸무게의 50배나 되는 것도 거뜬히 들어 올릴 수 있다고 합니다.​개미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동물은 비상상황이 되면 몸집을 크게 부풀리며 ​자신의 힘이 세다는 걸 보여주려 하지요.​육지의 곰부터 바다에 사는 복어까지 다 비슷하고, ​심지어 사슴은 뿔을 더 크게 보이려고 나뭇가지를 뿔 위에 얹어 위장하기도 합니다.​그동안 풀리지 않던 문제들, 해결되지 않던 고민을 개미처럼 번쩍번쩍 들어올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뿌리에 나뭇가지 하나 더 얹는 사슴처럼 허세도 부려보고, ​가끔 용감하고 자주 다정한 모습으로 살면 좋겠습니다.​날도 추워졌고, 그리고 무엇보다 12월이니까요.​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안녕하세요 세상의 모든 음악 전기현입니다. 2025.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