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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멘트

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251209

by keepitsimple1 2025.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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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음악 오프닝

 

작가 박경미 선생의 삶엔 어려움이 구비구비 많았습니다.

평생 검소한 삶을 살았고, 마당엔 늘 빨아서 널어 놓은 작업용 장갑이 수북할 정도로

글과 노동이 함께한 삶을 살았지요.

이토록 검소했던 작가가 사치를 부린 딱 한 가지가 있었습니다.

만년필이었지요.

만년필에 사치를 부린 이유를 박경미 선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천 수만 장을 쓰면서도 손목이 아프지 않았고,

한 시간 동안 뚜껑을 열어 놔도 잉크가 마르지 않는

기특함이 있다고 표현했지요.

자신의 영혼을 싣는 도구에만 유일하게 사치를 부렸다는 말씀.

그걸 과연 사치라고 부를 수 있을까,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우리도 가끔 작고 소중한 사치를 한 번쯤 부릴 때가 있습니다.

일 년에 한 번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공연을 좋은 자리에서 보는 사치,

한 번쯤 나 자신에게 거창한 밥을 사 주는 사치,

몇 년에 한 번 내 발을 편하게 해 줄 좋은 구두를 고르는 사치.

그 소소한 사치가 우리가 누구인지 알려 줄 것 같기도 하지요.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세상의 모든 음악, 전기현입니다.

 

 

 

25년 12월 9일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