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떤 기분이었니?” 감정 표현 훈련의 첫걸음

감정 표현이 어려운 이유 ― [감정 억압, 언어 부재, 정서 표현의 결핍]

“오늘은 어떤 기분이었니?”
이 단순한 질문이 의외로 많은 아이들에게는 답하기 어려운 말입니다.
“몰라요.” “그냥요.” “그냥 괜찮아요.”
짧은 대답 속에는 표현되지 못한 수많은 감정이 숨어 있습니다.
현대 사회의 아이들은 학업과 규칙 속에서 ‘생각하는 법’은 배우지만,
‘느끼는 법’은 배우지 못한 채 성장합니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훈련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정서 표현 결핍(Alexithymia)**이라 부르며,
감정을 느끼지만 그 감정을 언어로 번역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면 내면의 긴장은 쌓이고, 스트레스는 몸의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대신 해석하거나 무시할수록,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틀린 것’으로 배우게 됩니다.
따라서 감정 표현 훈련의 첫걸음은 ‘감정을 올바르게 느끼고 말하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그 출발점이 바로 “오늘은 어떤 기분이었니?”라는 질문입니다.

 

 

감정 표현 훈련이 필요한 이유 ― [감정 인식, 감정 조절, 심리적 회복력]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은 단순한 말하기 기술이 아닙니다.
이는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하며, 건강하게 관계를 맺는 핵심 능력입니다.
심리학자 다니엘 골먼(Daniel Goleman)은
이 능력을 **감정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이라 부르며,
학업 성취보다 인생의 성공과 행복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습니다.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는 감정을 억누르거나 외부로 폭발시키기 쉽습니다.
반대로 감정을 인식하고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아이는,
갈등 상황에서도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상황을 이해하려는 힘을 가집니다.
감정 표현은 곧 **감정 조절력(Self-regulation)**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아이에게 “화났구나, 속상했구나”라는 말을 들려주는 것은
단순히 감정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인식하게 되고,
그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배워나갑니다.
감정 표현 훈련은 아이의 **정서적 회복력(Emotional Resilience)**을 키우는 가장 기초적인 심리 교육입니다.

 

 

“오늘은 어떤 기분이었니?”를 실천하는 법 ― [감정 단어 확장, 감정 대화, 공감 피드백]

감정 표현 훈련은 일상 속 작은 대화로 시작됩니다.
“오늘은 어떤 기분이었니?”라는 질문은 감정 언어를 배우는 수업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몰라요”라고 답할 때, 부모가 조급하게 몰아붙이면 안 됩니다.
대신 **감정 단어표(Feeling Vocabulary Chart)**를 활용해보세요.
‘기쁨, 슬픔, 분노, 불안, 지루함, 기대감’ 같은 기본 감정부터
‘허전함, 뿌듯함, 민망함, 고마움’ 같은 세분화된 감정 단어를
색깔이나 그림과 함께 보여주면 아이는 감정을 시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은 어떤 색 기분이야?”라고 물어보면
아이들은 “노란색이에요! 행복했어요.” 혹은 “파란색이에요. 좀 속상했어요.”라고 답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감정에 색깔과 이미지를 붙이면 감정 표현은 훨씬 쉬워집니다.
또한 아이가 감정을 표현했을 때,
“그랬구나.” “그때 기분이 그랬겠구나.” 같은 **공감 피드백(Empathic Feedback)**을 주세요.
이 피드백은 아이가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것에 자신감을 느끼게 합니다.
감정을 표현하고 공감받는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의 내면에는 “내 감정은 존중받는다”는 신뢰가 자라납니다.

 

 

감정 표현 훈련이 바꾸는 관계의 온도 ― [정서적 유대, 가족 소통, 자존감 성장]

감정 표현 훈련은 아이의 마음뿐 아니라, 가족의 분위기까지 바꿉니다.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묻고 들어주는 습관은
가정에 **정서적 유대(Emotional Bonding)**를 형성합니다.
감정을 공유하는 집은 말이 많지 않아도 따뜻합니다.
아이의 감정이 존중받는 환경에서는
감정의 폭발보다 감정의 이해가 먼저 일어납니다.
또한 감정을 표현하는 과정은 아이의 **자존감(Self-esteem)**을 키웁니다.
감정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이 느낀 것을 신뢰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이 자존감은 사춘기 이후에도 불안, 분노, 외로움을 다루는 데 큰 힘이 됩니다.
결국 “오늘은 어떤 기분이었니?”라는 질문은 단순한 대화가 아니라,
감정 표현의 근육을 키우는 심리 훈련입니다.
아이의 하루를 묻는 10초의 질문이,
그 아이의 평생 감정 습관을 바꾸고,
가족의 관계를 따뜻하게 회복시킵니다.
감정을 말로 꺼내는 순간, 아이는 성장하고, 가족은 다시 연결됩니다.
감정 표현 훈련의 첫걸음은 말이 아니라 마음을 들어주는 귀와 기다림에서 시작됩니다.